장관은 '노동개혁 깃발' 다시 들었지만…

입력 2016-05-25 18:20  

현장에서

20대 국회서 재추진 공언에
"고장난 레코드판 틀었냐" 노동계, 비아냥 섞인 성명

백승현 지식사회부 기자 argos@hankyung.com



[ 백승현 기자 ]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다음날인 지난 20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19대 국회에서 이루지 못한 노동개혁 입법을 20대 국회에서 곧바로 재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언론들은 이 장관의 말을 보도했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항상 그래왔듯이 비판 성명을 냈다.

하지만 언론의 반응과 한국노총의 성명이 여느 때와 사뭇 달랐다. 기사는 대부분 장관의 발언을 그대로 옮겨놓은 데 그쳤고 한국노총의 성명에는 전과 달리 ‘여유’가 느껴졌다. 장관 퇴진 요구 등 격앙된 반응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노총은 ‘선거 결과를 보고도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며 이 장관을 두고 ‘고장난 레코드판’이라고 하는 비아냥 섞인 성명을 내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성명 한 줄도 내놓지 않았다. “19대 국회에서 노동개혁 입법을 저지하겠다”던 노동계가 사실상 승리를 거두면서 장관의 말에 일일이 대꾸할 필요가 없어진 것일까. 여소야대 정국이 조성되면서 노동계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점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노동개혁 주무장관의 ‘돌격 앞으로’ 발언이 힘없이 들리는 이유는 또 있다. 노동계뿐만 아니라 정부 내에서조차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노동개혁 입법 실패는 전략이 부족했던 탓이 큰데 ‘작전 변경’ 없이 그대로 또 밀어붙이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이 장관의 ‘우직함’을 에둘러 비판했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로 시끄러운 마당에 노동개혁 입법을 다시 추진하려면 노동계에 내줘야 할 카드가 더 있어야 하고 지금보다는 좀 더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노동계가 요구할 카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문제 해결이나 타임오프(노조전임자 근로시간 면제) 등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동계 출신이 대거 입성한 20대 국회에서의 노동개혁 입법은 가시밭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경영계에서는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등 ‘카드’를 모두 공개한 상황에서 파견법 기간제법을 통과시키려면 노동계의 숙원사업 한두 개는 더 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자칫 노동시장이 더 경직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장관이 워낙 일을 열심히 해서 청와대의 신임을 받고 있지만 지금은 ‘우직함’보다는 ‘유연한 전략’이 필요한 때”라는 정부 관계자의 목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백승현 지식사회부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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